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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이슈] 이상한 신혼희망타운 소득기준

신혼부부 희망타운에 들어갈 수 있는 맞벌이·외벌이 신혼부부의 소득 기준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벌이 신혼부부의 소득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맞벌이 기준이 터무니없이 낮다는 것인데, 정부가 지난해 말 주거복지로드맵을 내놓았을 때보다 맞벌이 소득기준을 높였지만 신혼부부들 사이에선 이런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신혼부부 희망타운의 입주 자격은 맞벌이 신혼부부 소득기준이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130%까지, 외벌이 신혼부부는 120%까지다. 주거복지로드맵 발표 당시보다 맞벌이 소득 기준을 10%포인트 올리고, 고액 자산가의 입주를 막기 위해 공공분양주택 최초로 순자산 기준(2억5060만원 이하)도 도입하기로 했다.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130%는 월 650만원, 120%는 월 600만원이다.


정부가 신혼희망타운을 조성하는 성남 금토동 일대. /조선일보DB

하지만 맞벌이 신혼부부 사이에선 소득 기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맞벌이 부부들은 "둘이 벌어 한 달에 650만원을 버는 것과 혼자 벌어 600만원을 버는 것 중에 어느 가구가 신혼부부 희망타운에 들어가야 하는지 생각해보면 얼마나 정부가 제시한 기준이 이상한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통계자료로 보면 월 600만원 소득은 꽤 높은 수준이다. 연소득으로 환산하면 7200만원인데, 이는 소득 상위 30% 안에 드는 수준이다. 지난 2분기 통계청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월평균 소득이 588만2435원을 넘으면 소득 상위 30%에 속한다.

한화생명이 최근 자사 30~40대 소비자 180만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맞벌이 가정의 월평균 소득은 765만원, 외벌이 가정은 529만원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집계한 통계 자료와는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신혼부부 희망타운에 들어갈 수 있는 맞벌이 소득기준은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 반면 외벌이 가정은 80만원가량을 웃돈다.

맞벌이 부부들은 "맞벌이 가구의 1인당 소득이 외벌이 가구 소득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맞벌이 가구의 소득 기준을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 소득 기준대로면 초저금리 대출 상품을 지원해준다고 해도 원리금을 상환하고 나면 하우스푸어 가구가 속출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위례신도시에서 4억6000만원짜리 주택을 분양받을 경우 초기 부담금이 1억4000만원이다. 나머지 금액을 1.3%의 금리로 20년짜리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월 160만원이 원리금으로 들어간다. 집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금수저가 아니라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 금액이 부담된다고 해도 지구면적 절반 이상이 그린벨트를 해제해 개발된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경우 분양가와 시세차이에 따라 최대 7년간 전매를 할 수 없고 최대 3년 동안 거주 의무까지 있어 쉽게 이사할 수도 없다.

서성권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신혼부부 희망타운 조건이 현실과 동떨어져 역차별이 될 수 있고 오히려 소득이 높은 신혼부부가 혜택을 볼 수 있다"며 "소득조건이나 자산조건을 완화하고 소득구간별 공급물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신혼부부 희망타운은 2022년까지 전국에 총 10만가구를 공급하는 게 목표다. 내년부터 연평균 2만가구 이상이 공급될 전망이다. 특히 서울 수서역세권과 과천지식정보타운, 과천 주암지구, 위례신도시 등 서울과 수도권 알짜 입지가 포함돼 신혼부부가 관심을 두고 있다.

출처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22/201810220158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