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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슈] 주식→채권→장기투자 지분까지…외국인 전방위 `셀코리아`

미국 금리 인상,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촉발된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이 국내 금융시장까지 덮치고 있다. 외국인 자금 이탈세가 주식시장 매도를 넘어서 채권시장 매도로 이어진 데 이어 전략적 목적으로 국내 기업에 투자한 장기 투자자마저 지분 정리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기업과 자본시장에 대한 비관적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은 국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서 현·선물을 모두 팔아치우며 총 5조4334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3%를 상향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던 지난 2월 5조8447억원 순매도 이후 최대치다.
이달 남은 6영업일간 외국인이 추가 매도세를 나타낼 경우 이달 외국인 매도세는 올 들어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현물시장서만 코스피와 코스닥을 각각 2조9239억원과 7159억원을 순매도해 총 3조6398억원을 팔아치웠다. 여기에 선물시장에서도 코스피와 코스닥을 각각 1조6828억원과 1108억원을 순매도해 총 1조7936억원 규모 매도세를 나타냈다. 외국인이 주가 하락 가능성을 우려해 현·선물 동반 매도세를 나타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전쟁을 장기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금융시장 진폭은 더욱 커졌다. 이날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관세 문제로 더욱 고통받기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는 채권시장으로 전이되고 있다. 이날 시장 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일 대비 0.02%포인트 내린 1.989%에 마감했다. 채권가격과 금리가 역의 상관관계임을 감안할 때 채권값이 소폭 강세를 나타낸 것이다. 그러나 최근 주식시장 하락에도 채권값은 동반 하락 추세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9월 12일 기록한 연중 최저치 1.893% 대비 0.096%포인트나 올랐다. 이는 외국인이 채권시장서도 전달에 이어 순매도세를 이어나갔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채권시장서 1조9120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이달 23일까지 1조109억원 규모 순매도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의 채권시장 이탈이 추세적인지 판단하기는 아직까지 어렵다"며 "당분간 채권시장 흐름을 관망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최근 주식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외국인은 장기 투자에 나섰던 전략적 투자자들이었다. 셀트리온 2대주주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은 지난 23일 셀트리온 지분 2.9%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했다고 밝혔다. 9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이다. 테마섹은 2010년과 2013년에 걸쳐 셀트리온에 투자해 현재의 셀트리온을 만든 대표적인 전략적 투자자라는 측면에서 충격은 배가됐다. 이는 최근 네이버에 장기 투자해온 오펜하이머펀드의 네이버 지분 블록딜 처분과 맞물려 장기 투자자들마저 국내 증시를 등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셀트리온과 네이버는 각각 바이오업종과 정보기술(IT)업종서 대표 성장주라는 점에서 업계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시장이 불안정할 경우 성장주 주가가 시장 대비 더욱 많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종우 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장기 투자자가 차익실현에 나선 경우는 주가가 충분히 올랐다고 판단하거나 향후 성장성이 둔화됐다고 보는 것"이라며 "그간 성장성이 현 주가에 대부분 반영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증시가 전반적인 저평가 국면에 있기 때문에 장기 투자자들의 지분 일부 정리에 대해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도 나온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 세계적으로 한국만큼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이 낮게 형성된 국가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 중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자산배분비율 조정을 위한 블록딜 매각 니즈가 있는 곳들이 제법 눈에 띄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주식시장이 반등할 때마다 이들의 매물이 나올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http://m.mk.co.kr/news/headline/2018/661558#mkmain